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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키호테와 함께 걷는 둘레길
둘레길/경기둘레길

경기둘레길 17코스:일동온천~논남유원지

by 신원붕 2022. 10. 23.

○ 경기 둘레길 17코스 : 일동유황온천단지~논남 유원지 

일동유황온천단지를 떠나면 오래지 않아 강씨봉(830m) 품속이다. 강씨봉은 한강 북쪽을 흐르는 산줄기인 한북정맥이 지나는 산이다. 임도로 들어서면 길은 조금씩 고도를 높이고 나그네 마음도 그만큼씩 하늘로 오른다. 강씨봉 능선 꼭대기는 포천시와 가평군을 나누는 곳이다. 이곳을 오뚜기고개라 부르는데 이 길을 육군 오뚜기부대가 닦은 까닭이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가평 방향 임도를 따라가면 강씨봉자연휴양림이다. 내처 조금 더 가면 종점 논남유원지다. (출처 : 경기 둘레길) 

16코스에 이어 출발하는 17코스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철망 울타리가 설치된 임도를 따라 강씨봉 오뚝이 고개를 향해 구불구불한 오르막길을 한동안 걷는다. 

강씨봉은 포천시와 가평군의 경계에 있는 해발 830m의 강씨봉은 궁예의 왕비 강씨가 피난 와서 살았다는 전설에서 혹은 인근 논남 마을에 강 씨가 많이 살아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며, 가평천 지류의 발원지라고 한다. 

같은 듯 다른 오르막의 구비길을 걸으며 모퉁이를 돌때 마다 주변의 경관들이 바뀌는 모습이 지루함을 달랜다. 

어느덧 계속 오르던 길은 오뚜기고개에 이르게 된다. 

오뚝이 고개는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화대리와 가평군 북면 적목리를 잇는 고개다. 해발 700m 정도다. 한국전쟁 후 이곳에 군사도로를 낼 때 작업한 부대 이름을 따서 오뚝이 고개로 부른다. 강씨봉 고개라고도 한다. 주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들고 나며 이용하는 곳이다. 

오뚝이 고개에서 내리막길을 걸어 논남기 계곡으로 들어선다.
논남기 계곡은 옛날 선비들이 여기서 남쪽을 논했다고 해서 ‘논남’이라고 부르며 발원지인 오뚝이 고개부터 가평천까지 11km에 이르는 긴 계곡이다. 낮고 편안한 물상이 장점이다. 

땀방울이 맺히던 오르막길과 달리 내리막의 우거진 숲길은 한기가 느껴지며 전혀 다른 풍광들이 펼쳐진다. 

절정을 이루는 울긋불긋한 단풍과 계곡의 물소리가 함께하는  여유로운 하산길은 강씨봉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선다. 

더위 사냥하기 좋은 강씨봉 자연휴양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더욱 특별한 곳이다. 곳곳마다 설치해놓은 사랑의 조형물과 천사 날개 포토존은 ‘사랑’의 의미를 더해준다. 봄과 초여름에는 길모퉁이서 피고 지는 야생화가 길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고 한다. 

휴양림의 멋진 데크길을 걸으며 화사한 단풍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종점에 다다른다. 

17코스의 거리는 13.56Km에 20,673보가 기록되었고, 활동량은 25.83Km에 38,594보가 기록되었다. 

추서 :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아 또 하루 숙박을 위해 종점 근처의 펜션을 찾았다.
안양에서 생활하였던 80에 가까운 노부부가 운영하는 펜션은 독채의 살림집으로 지어진 듯한 깨끗한 시설이다.
이 지역의 특성상 둘레길 손님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라는 말씀을 하신다. 
또한 주변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나 편의점이 없어 숙박객이 먹거리를 준비해 온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노부부께서 식사하실 때 밥 한 그릇만 더하여 같이 할 수 있도록 부탁드렸다.
그리고 다음 날 일찍(7시) 출발할 예정이라고 말하였다.
노부인께서 밥반찬이 김치 밖에 없어 걱정된다고 하신다. 밥은 김치 하나면 족하다는 나의 말에 기꺼이 허락하셨다.
식사 시간이 되어 노부부의 방으로 들어가 밥상 앞에 앉으니 갓지어낸 밥과 진국의 곰탕과 직접 재배한 채소로 신선한 반찬들이 입맛을 돋웠다. 그중에도 양념한 깻잎과 마늘장에 손이 자주 간다.
특별히 노인께서 밖에서 직접 구운 간고등어를 내 앞으로 가까이 놓으며 먹어보라고 하신다.
순식간에 그득한 밥 한 그릇을 먹어 치우니 밥솥에 남아 있던 밥을 한 주걱을 또 주신다.
어느 식당 보다도 맛있고 정감있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거듭 최고의 만찬에 고맙다는 말에 노부부는 만면에 미소를 띠며 쑥스러워하시는 모습이 지금까지 여운으로 남아 있다. 

널따랗고 깨끗한 숙소는 침대방과 온돌방이 있어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더구나 일교차가 심해 추울지 모르겠다며 1인용 전기담요를 갖다 주시며 잠자리까지 배려하신다.
다음날 아침 이른 식사 준비가 어렵다며 7시 출발에 늦지 않게 라면 2봉지와 계란 2개를 가지고 오셨다.
노인께서 직접 끓여 주시겠다며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리기에 만류하며 내가 끓여 먹겠다고 하였다.
잠자리를 정리하고 출발하기 위해 숙박비 5만원과 저녁 식사비 1만 원을 노주인장께 드리며 잠자리와 식사에 감사드린다고 하니 주인장께서 만원을 돌려주시며 식대는 필요 없다고 하시며 극구 사양하신다.
그래도 맛있는 식사에 대한 저의 성의로 받아 주시라며 억지로 손에 쥐어 드리니 괜찮다며 마지못해 받으며 멋적어 하는 모습에 더욱 고마움을 느낀다.
배낭을 매고 출발하려는데 노주인장께서 은박지에 포장된 따뜻한 샌드위치를 주시며 걷다가 간식으로 먹으라며 주신다. 이는 둘레길의 여정에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감동이다.
거듭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과 주인장 내외분의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시라는 인사를 드리고 걷기를 시작하였다.
오르막길로 출발하는 18코스는 높이 775m의 귀목고개를 넘어 이어지는 19코스의 연인산(1068m)의 정산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니 11시 반이 되어 휴식을 취하며 펜션 주인장이 주신 샌드위치를 먹게 되었다. 그 맛은 지금까지 먹어본 샌드위치 중 가장 맛있는 최고의 맛이었다. 정상의 풍광을 바라보며 먹는 샌드위치가 목을 넘길 때마다 펜션의 노부부의 미소 띤 행복한 모습이 떠오르며 이 시간이 내 생애 최고 행복한 순간의 한 페이지라는 생각을 하며 하산길을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