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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키호테와 함께 걷는 둘레길
둘레길/경기둘레길

경기둘레길 13코스 : 삼보쉼터~중3리마을

by 신원붕 2022. 10. 13.

○ 경기 둘레길 13코스 :내산리삼보쉼터~중3리마을회관 

마을까지 내려갔던 계곡을 거슬러 올라 고대산 허리를 돌아온 임도를 다시 만난다. 길은 여전히 같은 표정을 하고 있다. 길이 슬쩍 방향을 바꾸면 평탄했던 길은 오르막으로 바뀐다. 고대산이 품고 온 바통이 보개산으로 넘어온 것이다. 보개산(877m)은 연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보개산 북쪽 줄기를 가로질러 넘으면 포천 땅이다. 걸음은 길게 이어지는 지장산 골짜기를 따라 내려간다. 저만치 중리 저수지 끄트머리가 보이면 사십 오리 길게 이어진 걸음도 끝이다. (출처 : 경기 둘레길) 

삼보쉼터펜션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이른 아침에 출발하였다.
트랭글 앱의 안내를 받아 나선 길은 어제 하산하였던 약 2.5Km 거리의 임도 위치로 다시 안내를 한다.
어제 미끄지며 내려왔던 오솔길을 오르는데 서늘하게 느껴지는 5도의 기온임에도 거친 호흡과 몸의 열기로 안경에 성애가 낀다.
후드 점퍼를 벗어 배낭에 묶어 매고 다시 올라 걷기를 시작하였다. 

이리하여 보개산 서편 기슭 마을 삼보쉼터에서 시작되는 13코스는 보개산 동편 기슭로 향하며 걷는 듯하다가 남쪽으로 방향을 돌려 지장봉을 향한다.
지장봉의 능선까지 오르막의 임도는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게 한다. 임도의 좌측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한 철망 울타리가 능선 너머까지 설치되어 있어, 방역을 위해 이렇게 인적이 드문 첩첩산중에 까지 하는 것이 효율적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지장산 능선을 넘머 동편의 내리막 길은 지금까지 걸었던 임도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첩첩산중에 홀로 걸으며 거친 풀숲으로 덮인 오솔길을 헤치며 걷는 발걸음은 긴장상태의 연속이다.
풀숲에 똬리를 틀고 있을 뱀을 경계하기 위해 시각을 집중하여 걷는데 풀 속에 있던 다람쥐가 갑자기 뛰쳐나가는 모습에도 긴장된다.
더구나 멧돼지가 방금 파헤친 듯한 구덩이가 보여 라디오 전파가 잡히지 않아 MP3 음악의 볼륨을 크게 하여 인기척으로 산짐승의 접근을 피해보려고도 하였다.
설상가상으로 급강하의 날씨로 찬 이슬을 잔뜩 머물고 있는 풀숲길을 걸으니 바지를 적시며  트레킹화 속으로 스며든 물기가 양말까지 적셔버린다. 

내리막의 풀숲길이 끝날 즈음 이정표는 중3리 마을회관으로 향하는 오르막의 임도를 가리키고 있다. 

관인북봉과 지장봉 사이의 계곡 능선길은 폭우로 인해 초토화가 된 상태이다.
도로는 유실되어 단절되고 흙은 휩쓸려 내려가고 돌들만 남아 돌밭길로 변해버린 오르막 길을 지장산과 관인봉의 경계 정상 능선까지 오른다. 

능선 정상을 넘으니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널따란 임도의 내리막 길이 펼쳐진다.
이는 여러 계곡에서 유입되는 물로 인해 상시 흘러내리는 하천으로 인해 수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폭우의 피해도 비교적 적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장산계곡의 내리막 길은 지장산과 관인봉 사이를 시작으로 계곡 천 따라 걸으며 계곡물은 삼형제봉과 향로봉 아래를 흘러 중리저수지로 흘러들어 간다. 

맑은 물이 흐르는 지장산 계곡은 간이 화장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많은 사람들이 찿는 명소인 듯하다. 
또한 지장산은 멸종위기의 산양이 발견된 지역으로 산양보호를 위한 표지판들이 간간이 보인다. 

하산길의 길목에 옛날 궁예가 세웠다는 전설이 있는 보가산성지(향토유적 제36호)가 남아있으며, 계곡하부에서 관찰되는 응회암은 중생대 백악기 시대에 화산재가 굳어 생성된 것이라 한다. 

중리저수지는 보개산 지장봉 골짜기와 종자산에서 흘러내린 물을 가둔 곳이다. 중리저수지에 조성한 낚시터가 중리 테마파크 낚시터다. 주변 경치도 좋아서 우리나라 민물낚시터 중 최상급 시설로 꼽힌다고 한다. 깨끗한 수질과 외래 어종이 침입하지 않은 토종 어종 낚시터로 알려져 있다. 

중리 저수지를 지나 향노천의 가마소를 거처 중3리 마을회관에 다다르게 된다. 

13코스의 거리는 15.9Km에 25,566보가 기록되었다. 

중3리 마을회관 근처의 맛집(지장산막국수)에서 점심 식사 후 휴식을 취하며 젖은 양말을 갈아 신고 다음 코스인 14코스를 출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