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레 12코스 : 무릉~용수 올레
구름이 끼고 서늘한 바람이 부는 아침이다.
변화무상한 제주 날씨의 특성상 걱정되지 않는다.
기대했던 대로 12코스 출발지 도착 무렵에는 밝은 햇살이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무릉 2리부터 시작되는 올레길은 마을 골목을 둘러 드넓은 들의 마늘과 채소들 그리고 보리와 밀밭을 지나 유채꽃에 둘러싸인 도원연못을 만나게 된다.
평탄한 길을 걷다가 녹남봉의 오름을 오르게 된다.
녹남봉의 산정에는 원형 분화구가 있다. 분화구 주위에는 모종들이 조성되어 있고 예전에는 녹나무가 많았다고 해서 녹남봉이라 하였다 한다.
울창한 녹남봉 숲길을 하산하면 폐교된 학교가 도예원으로 전환된 곳에 중간 스탬프가 위치하고 있다.
다시 해안길을 향해서 신도바당올레길을 걷는다.
신도 바닷가에는 용암이 만든 크고 작은 네 개의 도구리가 있다고 한다. 도구리는 나무나 돌의 속을 둥그렇게 파낸 돼지나 소의 먹이통으로 신도바당 도구리에는 파도에 쓸려 온 물고기와 문어 등이 산다고 한다.
발걸음은 다시 수월봉을 향한다. 수월봉은 산체의 서반부가 연안조류와 해식 작용으로 깎여 서안 일대는 1.5Km의 절벽이 장관을 이룬다.
정상부는 고산기상대와 6각형의 수월정이 자리 잡고 있다.
몸을 가누기가 어려울 정도의 강풍으로 잠시 차귀도 주위의 경관을 둘러본 후 엉알길로 들어섰다.
수월봉 아래 바다 쪽으로 깍아지른 절벽. 엉알은 큰 바위, 낭떠러지 아래라는 뜻이란다. 엉알길 절벽은 수월봉 화산이 분출할 때 분화구레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 지층이 쌓여 무늬를 이루고 있다. 지질학적 가치가 높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해안길을 걷는 내내 좌측의 차귀도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차귀도는 제주도에 딸린 무인도 중 가장 큰 섬이라 한다. 죽도, 지실이섬, 와도의 세 섬과 작은 부속섬으로 이루어 있는데 해변의 보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보인다.
해안길 따라 자구내포구를 거쳐 당산봉으로 오른다.
원래 이름은 당오름이란다. 당산봉 정산에서 바라보는 차귀도의 전경과 거센 바람에 일렁이는 파도는 멋진 장관을 연출한다.
절벽 기슭를 따라 당산봉을 내려오면 생이기정 바당길을 걷게 된다. 제주말로 생이는 새, 기정은 벼랑, 다당은 바다를 뜻한다고 한다. 생이기정 바당길은 새가 살고 있는 절벽 바닷길이라고 할 수 있다. 겨울철새의 낙원으로 가마우지 재갈매기, 갈매기 등리 떼 지어 산다고 한다.
이렇게 맑은 날씨에 몸을 지탱하기 힘든 거센 바람을 처음 접하면서 특이한 제주도의 기후를 느끼고 멋진 절경을 즐기며 걷다 보니 12코스의 종점에 이르게 되었다.
12코스의 거리는 20.5Km에 26,674보, 274분이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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