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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키호테와 함께 걷는 둘레길
둘레길/경기둘레길

경기둘레길 24코스 : 삼회1리마을회관~가평설악터미널

by 신원붕 2022. 11. 2.

 

○ 경기 둘레길 24코스 : 삼회 1리 마을회관~가평 설악터미널 

화야산 줄기를 넘어 설악면으로 향하는 노선이다. 북한강변을 떠나 큰골 계곡을 따라 오른다. 작은 암자 운곡암을 지나면 본격 숲길이다. 맑은 계곡물을 건너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싱그러운 숲길을 간다. 이 골짜기는 이른 봄이면 너도바람꽃, 얼레지 같은 여리고 고운 야생화가 그윽하게 핀다. 화야산과 뾰루봉 사이 절고개를 넘으면 걷기 편한 임도로 이어진다. 가벼운 걸음이 이십 리 넘게 이어지는 구간이다. 숲에서 나와 37번 국도를 만나면 설악터미널이 멀지 않다. 

운곡암은 고려 말 학자이자 고려 유신인 운곡 원천석 선생이 세운 절이라고 전한다. 운곡은 나중에 조선 3대 임금 태종이 된 이방원을 가르친 적이 있었다. 태종이 즉위한 뒤 여러 차례에 걸쳐 운곡을 등용하려 하였으나 끝내 응하지 않았다. 운곡은 이곳에서 은거하다가 설악면 설곡리 소설암을 거쳐 원주 치악산으로 들어가 여생을 마쳤다고 한다. 

화야산 큰골계곡은 화야산과 뾰루봉으로 이어진 능선 아래로 이어지는 계곡이다. 가뭄에도 일정 수량 이상의 깨끗하고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아름다운 바위, 풍부한 그늘을 갖춘 계곡이다. (출처 : 경기 둘레길)

 

이른 아침 집을 나서 8:30시경 청평역에 도착하였다. 역을 나와 청평 버스터미널을 향해 걷다가 뒤돌아 보니 청평역의 뒷배경인 호명산이 온통 짙은 안개구름으로 쌓여 산세가 보이지 않는다.
맑은 날씨로 역의 앞산은 햇살에 밝고 선명한 산세를 보이며 대비되는 앞과 뒤의 모습에 자연의 신비를 느낀다. 

버스터미널에서 삼희 1리 마을회관까지 운행하는 간선버스(30-2)가 9:10시에 출발한다 하여 터미널 근처 분식집에서 라면과 김밥으로 요기를 한 후 버스에 올랐다.
20여분 주행한 버스는 9:30시경에 출발지에 도착하였다. 

북한강을 등 뒤로 하고 화야산과 뾰루봉으로 이어진 능선 아래로 이어지는 화야산 큰골 계곡을 향해 걷기 시작하였다. 

낙엽으로 덮인 산책로와 앙상한 나뭇가지들 그리고 시든 단풍잎들이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눈을 즐겁게 해 주던 화사한 단풍을 대신하여 계곡으로 흐르는 청량한 물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 준다.
계곡 따라 오르던 둘레길은 물소리가 잠잠해질 때쯤 이정표는 좌측의 능선길로 향하는 솔고개를 가리키고 있다. 

능선길로 진입하는 입구에는 멧돼지 출몰지역으로 출입금지라는 인쇄물이 폐타이어에 부착되어 있다.
다시 되돌아가기에는 아쉬움이 남아 배낭에 꽂혀 있던 뾰족한 등산스틱을 장착하고 오디오의 볼륨도 높이려는데, 오디오가 작동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오디오 대신 주기적인 소리를 질러 인기척을 알리며 오르기로 하였다. 

출입금지 표시의 영향인지 진입 초입부터 낙엽이 수북이 쌓인 오르막길은 사람의 발길 흔적은 없고 드문드문 멧돼지가 먹이를 찾느라 헸셔놓은 흔적과 진흙 목욕을 한 웅덩이가 눈에 띄어 긴장감을 높인다.
더구나 온통 낙엽으로 뒤덮여 등산로를 알 수 없는 가파른 능선을 앱의 안내로 오르는데 두 걸음을 오르면 한 걸음이 미끄러져 등산스틱으로 몸을 지탱하며 멧돼지도 이런 비탈길에서는 맥을 못 출 것이라는 생각이 들며 멧돼지보다 비탈길 탈출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호신용으로 생각했던 등산스틱에 의존하여 간신히 능선 정상에 가까이 오르니 반가운 둘레길 안내 리본이 눈에 띈다. 

좁은 능선 정상에 세워진 이정표마저 반갑게 느껴진다. 이정표는 좌측의 뾰루봉 정상과 우측의 화야산 정상을 가리키고 있다. 능선 정상에서의 안도감도 잠시 이내 급경사의 내리막길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24코스의 둘레길 중 이 능선의 오르막과 내리막길은 등산스틱이 없이는 불가능한 구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에는 나무에 묶여있는 밧줄이 바닥의 낙엽에 묻혀 있기도 하였으나 등산객의 이용이 없어 흙에 오염된 밧줄보다는 등산스틱에 의존해 비탈길을 탈출하여 간신히 산 중턱의 널따란 임도로 들어서니 긴장감이 풀리며 안도의 한 숨을 몰아 쉰다. 

넓고 완만한 내리막길의 임도를 따라 여유롭게 주변 경관을 살피며 화야산의 산허리를 굽이돌아 한동안 걷게 된다.
임도의 굽이길을 걸으며 뒤돌아 보면 힘들게 넘었던 산등성이 좌측의 화야산 봉우리와 우측의 뾰루봉 정상과 함께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굽이길의 전방에는 지난주 올랐던 호명산과 청평호가 내려다 보인다. 

화야산의 굽이길을 돌 때마다 곡달산(627.9m)과 고동산(600m) 그리고 화야산의 산봉우리가 번갈아 나타나며 걸음걸이가 늘어날수록 봉우리들이 점점 높아 보인다. 

이윽고 우뚝 솟은 곡달산 아래에 들어서며 회곡 2리 마을회관을 지나며 솔고개 쉼터를 거처 미원천이 흐르는 탐선 계곡으로 향한다.
하지만 탐선계곡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을 주민이 미원천 변의 둘레길이 보수공사 중으로 통행이 불가하다 하여 자동차 도로를 따라 목적지에 당도하게 되었다. 

24코스의 거리는 16.61Km에 24,684 보이고, 활동량은 22.61Km에 32,426보가 기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