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둘레길 22코스 : 상천역~청평역 입구
호명산을 넘는 노선이다. 상천역에서 마을 길을 따라 호명산 기슭으로 향한다. 호명산 울창한 숲 속으로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가끔 오르막 구간도 있지만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숲길이 끝나면 너른 호명호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호숫가를 크게 돌아 호명산 능선에 선다. 호명산(632m) 정상까지는 마루금 숲길을 따라간다. 가끔 만나는 바윗길이 조심스럽지만 숲길이 주는 즐거움에 묻힌다. 경사 급한 내리막길을 내려와 조종천에 걸린 보행교를 건너면 청평역이다. (출처 : 경기 둘레길)
호명산(632m)은 옛날 어떤 스님이 수도를 위해 산을 찾아가던 길이었다. 강아지 한 마리가 스님에게 다가와 떠나지 않았다. 스님은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불도를 닦으며 같이 생활했다. 강아지는 이상하게도 커가면서 호랑이 모습으로 자랐다. 호랑이는 가끔 뒷산으로 올라가서 어흥하고 울었다. 그 후 사람들은 뒷산을 ‘호랑이가 우는 산’이라 해서 호명산으로 불렀다.
호명호수는 호명산 정상부에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 양수식 발전소 상부저수지라고 한다. 호명산 봉우리와 어울린 모습이 아름다워 가평팔경 중 제2경으로 꼽는다. 호명산은 험하지 않은 트레킹 코스가 있어 가벼운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상천역에서 호명호수까지 버스가 운행한다.
경기도 가평군 상면 덕현리의 조종천계곡은 운악산과 명지산에서 흘러 내려온 계류가 합쳐져 남쪽의 북한강 청평댐으로 흘러 들어가는 계곡이다. 조종천 계곡은 서울에서 거리상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며, 국내에서 맑은 계곡의 하나로 손꼽히는 계곡이라 여름철이면 수많은 피서객들이 찾아온다. (출처 : 경기 둘레길)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 비교적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 경춘선의 상천역에 8:30시경에 도착하였다.
근래 일교차가 심한 날씨로 옅은 안개가 드리워진 상천루의 계단길을 올라서니 계곡의 안갯속의 햇살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어지는 호명산잣나무 숲 속 캠핑장에는 몇몇의 일행들이 캠핑하며 아침 준비를 하기도 하고 차와 함께 독서를 하는 분도 눈에 띈다.
숲 속의 깔끔하고 샤워실까지 갖춘 화장실도 인상적이었다.
잣나무 숲길을 지나 완만한 등정로는 호명호수의 낭만적인 호숫길을 상상하며 앙상하게 가지만 남고 떡갈잎의 낙엽이 바닥을 덮고 있는 등산로를 걷게 된다. 오르는 중 뒤돌아 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짙은 안개로 드리워진 산 아래 마을들이 하얗게 덮여 있다.
마치 시끄럽고 어지러운 세속을 떠나 신선의 세계로 접어드는 마음을 잠시 갖어 본다.
산정호수가 위치한 능선에 다다르니 오르막길의 앙상한 나무가지와 달리 알록달록한 잎들이 풍성한 수목들로 조성된 포장도로를 따라 호숫길로 들어섰다.
호숫가 산책로에는 삼삼오오 산책을 즐기는 산책객들이 걷고 있었다. 이들은 자동차를 이용한 나들이를 나온 듯하다.
전망대 위에서 운해가 드리워진 사방의 전망을 조망하고, 순직자 위령탑과 기념탑을 지나 팔각정에 당도하니 지붕의 기와장의 파손으로 출입금지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우회하여 호숫길로 들어섰다.
둘레길은 호수에서 기차봉을 지나 호명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평화롭던 호수까지의 등정로와 달리 기차봉까지 가는 등산로는 거칠고 가파른 능선길이다. 오르내리는 거친 능선길 도중에 아기자기한 돌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이 있다. 이러한 것들에 무심했던 나도 바닥을 덮고 있는 낙엽을 헸시며 조금만 돌을 찾아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살며시 올려놓았다.
호명산 정상을 향하는 능선길의 단풍나무들은 지난 몇 일 동안 기온 강하로 인한 서리의 영향인지 대부분의 단풍잎이 시들고 마른 상태이다.
간혹 몇 그루의 단풍들이 색상을 지니고 있어 반가움에 폰 영상에 담아 보았다.
드디어 호명상 정상에 오르니 지난 둘레길의 몇 몇 코스가 둘레길보다는 등산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며 좌측 무릎관절의 기능 손상으로 등산을 피해 둘레길을 선택하였는데 오히려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격으로 오늘도 그 코스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정상에서의 잠시 휴식을 취하고 하산길로 접어드는 길은 처음부터 낙옆으로 뒤덮인 급경사의 하산길이다. 낙엽이 쌓여 눈길과도 같은 급경사의 미끄러움을 배낭의 등산스틱을 장착하여 브레이크처럼 사용하며 조심스럽게 발을 디뎌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옆에 덮인 자갈로 인해 엉덩방아를 한 차례 찧기도 하였다.
산 아래 길로 들어서니 나뭇잎이 풍성한 숲길을 만나며 이내 조종천의 기타 모양의 보행교를 건너 종착지인 청평역에 당도하였다.
22코스의 거리는 12.76Km에 22,530보가 기록되었다.
식사 후 23코스를 이어 걷기 위해 역 앞 관관안내소에서 추천받은 맛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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