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둘레길 51코스 : 새방죽방조제 ~ 대부도관광안내소
개미허리 건너 낙조전망대로 가다
대부도 서쪽 해안에 새로운 길이 생겼다. 사람과 자전거와 자동차가 함께 하는 길이다. 4km 정도 이 길을 걷는다. 해안길을 벗어나면 순한 표정을 짓고 있는 돈지섬 산길이다. 산길을 내려와 바닷길을 걷고, 개미허리를 건너 낙조전망대에 선다. 바다로 열린 곳. 눈맛이 시원하다. 돌아 나오는 구봉도 능선은 예쁜 오솔길이다. 염전 지역을 지나 북망산으로 오른다. 꼭대기에 하늘로 오르려는 사람이 있다. 산길을 내려와 방아머리해변을 지나면 대부도 관광안내소다. (출처 : 경기둘레길)
이른 아침 집을 나서 오이도역에 도착하였다.
오이도역 환승버스 정류장은 정비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길 건너 임시 주차장에서 790번 버스에 올라 대부고등학교 정류장에 하차하였다. 약 1.6km 떨어진 51코스 출발지까지 차도를 따라 걷는다.
새방죽방조제에 이르니 썰물로 인한 드넓은 갯벌이 펼쳐진다. 벌내음이 실린 시원하고 부드러운 비릿한 바람이 바닷가임을 느끼게 한다.
시작하는 발걸음은 람사르 습지 상동갯벌을 지난다.
지난번 50코스를 걸을 때 수면 위로 보였던 주도와 둥글섬 그리고 광도가 갯벌로 연결되어 마치 섬들이 뭍으로 변한 듯하다.
걷는 길은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돋보이는 바구리방조제를 지난다. 해안 언덕에 위치한 빛향카페의 '커피 한 잔 하세!'의 현수막이 발길을 유혹한다. 해변가의 나지막한 담장으로 아담하게 풀장의 뜰을 갖춘 후아후아카페도 시선을 멈추게 한다.
이어지는 길은 해안 능선의 숲길로 들어선다. 가파르고 우거진 숲길의 내리막은 펜션마을로 이어진다.
마을길은 잘 정비된 해솔길캠핑장과 푸른섬캠핑장을 지나 다시 돈지섬의 숲길로 오른다.
오르는 숲길은 산이 아닌 돈지섬으로 불린다.
돈지섬은 구봉이 염전 저수지 서쪽에 있는 새의 둥지처럼 생긴 작은 섬이다. 섬의 생김새로 인해 원래는 둥지섬이라고 불리다가 둥지섬이 변음되어 ‘돈지섬’으로 불린다고 전한다. 돈지섬도 구봉이처럼 밀물 때는 갯고랑으로 바닷물이 들어와 섬이 되고 썰물 때에는 땅이 드러나 사람들이 걸어 다녔다고 한다. 그러나 서호염전이 만들어지면서 제방을 쌓고 흙을 메워 이제는 과거에 섬이었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대부도의 조그만 산봉우리가 되었다고 한다.
돈지섬의 우거진 숲길은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시원한 바람과 솔잎과 낙엽이 쌓인 오솔길이다. 오솔길 곳곳에 ' 대부해솔길'과 '서해랑' 그리고 '경기둘레길'의 표지판과 리본이 걸려 있다. 산림욕장과 같은 숲길은 영흥도로 연결되는 고압전신주의 철탑 옆을 지나 마을길로 이어지며 구봉도로 향한다.
구봉도는 전에 서너 차례 다녀온 곳이라 익숙한 곳이다. 친구들과 함께 들렀던 구봉도 입구의 음식점도 그대로의 모습이다.
구봉도는 간척지로 연륙화된 섬으로 아름다운 봉우리가 아홉 개로 되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부도해솔길이라는 이름처럼 대부분 소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섬이다. 구봉도 낙조마을 해안선을 따라 걸어가면 두 개의 큰 바위가 있다. 이를 일컬어 구봉이 선돌이라 부른다. 작은 바위는 할머니, 큰 바위는 할아버지 같다 하여 할매바위, 할아배바위라고도 부른다. 구봉이 선돌을 지나 해안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개미허리 아치교에 도착한다. 개미허리처럼 잘록한 구간에 지어진 아치교로, 이곳에서의 일몰 낙조 풍경은 대부해솔길 홍보사진에도 자주 등장할 정도로 유명하며, 안산 9경 중 3 경이 구봉도 낙조로 선정되었을 만큼 구봉도는 서해의 대표적인 낙조명소라고 한다. 아치교를 건너 데크 계단길을 올라 야자매트가 깔린 길은 낙조전망대로 향한다.
낙조전망대의 [석양을 가슴에 담다]는 대부도와 구봉도 낙조전망대의 상징 조형물이다.
전망대의 조형물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만들고 되돌아가는 길에 짧은 출렁다리를 건넌다.
아치교를 지나 구봉이(95.8m)로 향하는 데크계단길을 오른다. 숲길은 구봉약수터로 향하는 우회도로를 걷는다. 잠시 계단 아래의 해변에 위치한 구봉약수터에 들러본다. 해변 자갈에 부딪치는 파도소리와 함께 해안을 둘러보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다시 걷는 길은 대부해솔길 출입구를 나와 구봉솔숲 해변을 둘러본 후 바다낚시터를 지나 북망산으로 향한다. 바다낚시터를 지나 북망산 북측의 한적한 해변과 솔밭을 지난다. 인적이 드문 해변에서 데이트하는 한쌍의 젊은 연인의 모습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북망산 초입부터 가파른 오르막길은 이마의 땀이 흘러내리게 하여 몇 차례 안경을 벗긴다.
정상에 오르니 파란 그물망으로 덮여 있다. 토사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가 하는 생각 했는데 이곳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라 한다.
사방이 트인 풍광을 둘러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오늘 걸었던 둘레길이 한눈에 담긴다. 돈지섬과 구봉도도 눈아래 펼쳐진다. 멋진 풍광을 즐긴 후 하산길로 발길을 옮긴다. 하산 초입 독특한 형상의 소나무에 매달린 '서해랑'리본이 눈에 띈다. 급경사의 하산길은 회전전망대를 바라보며 방아머리해변길로 들어선다.
널따란 해변의 백사장에는 삼삼오오 나들이객들이 밀려오는 파도와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다.
걷는 길은 음식점들이 즐비한 대부도방아머리 먹거리타운을 지나 종착지인 대부도관광안내소에 도착한다.
둘레길 안내표지판 옆에 있어야 할 스탬프 박스가 보이지 않는다. 주변을 둘러보니 표지판과 떨어진 관광안내소 출입문 근처에 파란 스탬프 박스통이 보인다.
안내소는 깔끔하고 친절한 직원이 차 한 잔을 권한다. 바로 식사를 할 것이라 차는 사양하고 근처의 맛집 소개를 부탁하였다. 직원은 먹거리 음식점 모두가 좋다고 한다. 거듭 맛집 추천을 부탁하니 자신들이 가끔 이용하는 길 건너 짜장면집과 바지락 껍데기를 손질한 칼국수집을 이야기한다.
역시 대부도의 대표음식 바지락칼국수(솔밭칼국수) 집으로 향했다. 주문한 칼국수는 손질된 조갯살이 들어간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막걸리로 목을 축이며 먹고 있는 사이, 옆 테이블에 단골손님 가족들이 자리를 하였다.
이들 4인은 칼국수와 파전을 주문한다.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남은 것을 그들에게 권하니 모두가 술을 못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파전 한 조각을 나에게 준다. 바스락 거리며 고소하고 바지락 조갯살이 듬뿍 들어 있는 전의 맛이 잊을 수 없는 맛이다.
다음에 이곳에 올 때 꼭 다시 방문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즐거운 포만감으로 귀갓길의 차량(790번)에 올라 12.7km의 시화방조제를 달리는 차창의 풍경도 더욱 멋스럽다. 반주의 막걸리를 곁들인 포만감 때문인지 잠시 깜빡 졸음으로 하차할 오이도역을 지나쳐 인천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인천 예술회관역에서 하차하여 지하철로 환승하였다. 지하철에서 페북에 오늘 걸었던 둘레길의 영상을 올리며 무료하지 않게 귀가하였다.
잠자리에 들며 바닷길 보다 울창한 숲길을 더 많이 걸은 듯한 51코스도 경기둘레길 최고의 코스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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