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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경기둘레길

경기둘레길 49코스 : 전곡항 ~ 안산남동보건진료소

by 신원붕 2024. 4. 14.

 

○ 경기둘레길 49코스 : 전곡항 ~ 안산남동보건진료소 

탄도항 앞바다에 길이 열리면 

하얀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전곡항을 떠나면 바로 탄도방조제다. 방조제를 건너 처음 마주하는 곳이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이다. 풍력발전기 뒤로 누에섬이 보인다. 작은 숲을 지나면 불도방조제다. 탄도, 불도, 선감도 모두 한때는 섬이었으나 이제는 대부도와 한 몸이 되었다. 선감도 대부도 펜션타운을 지나고 동주염전을 만나면 한동안 갯벌 둑길을 따라간다. 대부남동으로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마을 길로 이어지고, 해변으로 난 조용한 길 끝에 종점 쉼터가 있다. (출처 : 경기둘레길)

 

오늘은 20도를 넘어 29도에 가까워질 초여름의 맑은 날씨가 예고된 일요일이다.
이른 새벽 49코스 출발지인 전곡항을 가기 위해 사당역 10번 출구 정류소에서 1002번 버스에 올랐다.
휴일의 이른 아침에 출발한 버스는 정체 없는 도로를 80여분 달려 전곡항에 당도하였다.
곧바로 출발하기에는 아쉬운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미항, 전곡항의 아침 바다를 다시 한번 둘러보기 위해 요트가 정박되어 있는 방파제로 향하였다. 밝은 햇살에 비친 만조의 멋진 아침바다를 맞이한다.
지난주 간조의 오후 드넓은 삭막한 갯벌의 모습과 달리 만조의 아침에 보는 전경은 방파제의 낚시꾼들과 함께 사뭇 다른 풍성한 느낌을 준다.
전곡항을 뒤로하고 출발하는 길은 바로 탄도방조제로 이어진다. 탄도방조제는 화성의 전곡항과 안산의 대부도를 이어주는 길이다.
탄도는 조선시대 섬이었을 때, 숲이 울창해서 나무를 베어 숯을 굽던 곳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한편 대부도는 섬 같지 않고 마치 큰 언덕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기도 하고, 서해안에서 제일 큰 섬이라 하여 큰 언덕이란 뜻으로 대부도라고 하였다 한다.
1994년 시흥시 오이도(烏耳島)와 대부도 방아머리를 잇는 총연장 12.7㎞의 시화방조제가 건설됨으로써 육지로 편입 및 연결되었다고 한다.
탄도방조제 건너 도로변에 위치한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은 아쉽게도 이른 시각으로 개관되지 않아 지나치게 되었다.
이어지는 길은 오래전 바닥길이 열릴 때 다녀왔던 탄도항의 누에섬 진입로 입구를 지나 안산대부광산 퇴적암층 전망대로 향하는 숲길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잘 조성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사방의 전경이 장관이다. 전곡항과 제부도 그리고 누에섬과 하얀 풍력발전기의 바람개비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나 전망대 뒤쪽의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암갈색의 퇴적 저수지와 멀리 시야가 트인 주변의 경관은 또 다른 모습이다.
전망대의 하산길은 주말의 캠핑객들이 붐비는 대부도바다향기캠핑장을 지나 대부황금로를 만나며 칼국수와 횟집이 즐비한 음식점 앞을 지나니 입맛을 돋운다.
둘레길의 즐거움 중 지역맛집 음식도 한 몫을 한다. 기왕지사 대부도의 대표음식 바지락칼국수로 요기 후 여유로운 둘레길을 누리고자 방송에 맛집으로 방영된 홍보물이 부착된 음식점으로 들어섰다.
오전 9시를 조금 지난 이른 시각이라 나홀로 들어선 음식점 주인이 기꺼이 반긴다. 커다란 그릇에 맛깔스러운 칼국수와 새콤하고 칼칼한 묵은지와 총각김치가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식후 커피 한 잔을 들고서 발걸음을 시작하였다.
다시 걷는 길은 해변 능선의 숲길로 이어진다.
포만감과 더운 날씨로 잠시 오르는 숲길이 힘들게 느껴지며 전신에 땀이 솟아 오르고 숨결이 거칠어지며 포식에 대한 후회스러운 생각도 든다.
짧은 숲길은 이내 불도방조제로 내려서며 방조제를 지나 바다향기수목원의 선감도 산능선길로 이어진다.
오르막의 숲길을 오르며 잠시 뒤돌아 보니 나무 사이로 방조제를 비롯한 지나온 길이 한눈에 담긴다.
우거진 숲길은 산능선 정상에 위치한 팔효정의 정각에 이른다. 정각에서 사방이 트인 경관 또한 일품이다. 드넓은 서해바다와 먼바다 수면에 형성된 옅은 해무 그리고 탄도와 제부도 그리고 누에섬이 한눈에 담긴다. 내리막의 우거진 능선의 숲길은 간간이 나뭇가지 사이로 좌측의 서해바다와 우측의 시화로 연결된 해협를 바라보며 한동안 걷는다. 정자의 쉼터를 지나 물향기수목원의 상상전망돼에 다다르게 된다.
상상전망돼는 '모든 상상이 전망되는 곳'이라는 뜻이라 한다. 전망대 주변은 돌탑이 쌓여 있는 돌틈정원과 도자파편으로 조성된 조망대 언덕길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어지는 하산길은 푸른 소나무와 새잎이 돋은 녹색의 나무들 틈틈이 만개한 산벚나무의 흰꽃들이 대조를 이루며 화사하게 오솔길을 밝혀준다.
하산하여 이어지는 길은 대부도펜션타운을 거쳐 대선방조제길을 걷고 대부도해솔캠핑장을 지나 동주염전에 이른다.
동주염전은 1953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재래방식을 고집하며 소금을 채취하는 천일염으로 바닷물에 태양의 열과 바람의 기운을 모아 만들어져 상품성이 뛰어나다고 한다. 
초여름의 날씨에 소금꽃이 피며 가라앉는 염전에서 호기심에 손가락 끝을 담가 입안의 혀에 대어보니 쓰디쓴 짠맛이 강렬하게 느껴진다. 때마침 염전 작업을 하시던 분이 간수로 인해 쓴맛을 갖게 되니 채취한 창고의 소금을 구경하라고 하신다.
채취창고의 햐얗고 굵직한 소금결정을 입에 넣으니 조금 전의 염전물과 달리 짭조름한 맛의 뒤끝이 담백하고 깔끔하여 오히려 달게도 느껴진다.
친절한 작업자께서는 염전에 대한 궁금증을 상세하게 설명도 해주시고 한 작업판에서 약 100kg의 소금을 채취한다고도 한다. 친절함에 감사를 드리고 발길을 다시 옮겨 염전의 모퉁이를 돌아 대부도펜션시티를 지나 해솔길마을 전원주택을 거쳐 동화 속 그림 같은 해안가 펜션을 지나면 종착지 대부남동보건진료소에 도착하게 된다.
둘레길의 특성상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좋지 않아 귀가길의 차량을 탑승하기 위해 약 1.5km 거리의 육골정류장까지 걸어야 한다. 거의 시간당 한차례 운행하는 순환버스는 탑승차량의 '정보없음'의 문자가 뜬다.
어쩔 수 없이 정류장에 부차착된 '톡버스'콜센터의 연락처로 연결하니 약 25분 후에 차량이 도착하였다.  방아머리 정류장에서 123번 버스로 환승 후 오이도역에서 귀가하였다.
오늘 49코스의 둘레길은 많은 경기둘레길 중 미항과 갯길 그리고 숲길과 염전까지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만족도를 주는 코스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