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둘레길 41코스 : 금강호수~청룡사
상서로운 구름 머무는 산을 넘어서
나지막한 쑥고개를 넘어가면 마둔호수다. 마둔호수변 둘레길을 따라 마을을 지나고 서운산자연휴양림을 통과하여 산 밑에 다다르면 석남사다. 신라 문무왕시절 창건된 석남사는 소박하고 정갈한 절이다. 유순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은적암 방면으로 서운산길을 내려오면 청룡사다. (출처 : 경기둘레길)
궂은 날씨로 미루었던 경기둘레길 이어 걷기를 맑은 날씨가 예고된 오늘 이른 아침(5:30) 당산역을 출발하여 경부고속버스터미널에서 안성행 첫차(6:10) 출발 9분 전 따끈한 역전우동을 급히 들고 버스에 올라 70여분 후 안성시민회관에 하차하였다.
역시 출발지 금강호수 하록동 수석정행 순환버스의 막연한 운행시간으로 택시를 타려니 그 또한 쉽지 않아 서성이던 중 반가운 택시 한 대가 멈췄다. 여성 기사님은 남편을 모시러 가는 중이라 승차를 망설이던 중 나의 처지를 듣고 기꺼이 출발지까지 데려다주었다.
청명한 아침의 금강호수를 바라보며 걷기를 시작한 발길은 평택-제천고속도로의 높다란 교각 사이를 지나 금강산(241.4m)과 국사봉(311.6m) 사이의 쑥고개를 넘어서자 세종-포천고속도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아침 햇빛이 비추는 만수위의 마둔호수 북서변 숲길의 오솔길 따라 호수의 남쪽 끝에 이른다. 남측의 서운산 계곡에서 호수로 흘러들어오는 하천의 수로공사가 고속도로공사와 함께 진행되고 있어 흙탕물이 유입되고 있었다.
이어지는 길은 하천길 따라 걷던 중 한적한 길가의 비닐하우스를 들어다 보니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귀농 6년 차 주인을 만나 표고재배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휴식을 취하고 발길을 다시 옮기려는데 표고버섯 10송이를 봉지에 담아 먹어보라며 배낭 속에 넣어준다. 이 또한 지역 인정과 인심을 둘레길을 걸으며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란 생각이 든다.
다시 걷는 길은 서운산 자연휴양림을 지나 모 방송 인기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 알려진 석남사 경내를 둘러보며 안성산악회에서 식재한 단풍나무길을 걸으며 서운산 정상(547.6m)으로 향한다. 정상에 가까운 능선 길에 이르니 서해에서 불어오는 세찬 찬바람이 콧등과 귓불을 시리게 하여 배낭에 묶어두었던 후드점퍼로 다시 몸을 감싸고 눈이 덮인 능선길을 올라 정상에 오르니 반대편 능선으로 오른 몇몇의 등산객들을 마주하게 되어 인사를 나누었다.
정상에서 시야가 탁 트인 전망을 조망하고 인증샷과 잠시 휴식 후 하산 길로 들어선다.
하산의 등정로는 오를 때의 앙상한 나뭇가지들과 양지바른 길과 달리 푸른 소나무 숲길이 주를 이루며 간간이 눈 덮인 내리막길을 만나게 된다.
내리막의 오솔길 숲길은 돌탑과 팔각정 형태의 아담한 은적암을 지나며 널따랗고 완만한 길로 들어서며 서운산의 남쪽 기슭에 위치한 청룡사에 다다르게 된다.
청룡사는 1265년 서운산 기슭에 명본 국사가 창건한 절로서 창건 당시에는 대장암이라 하였으나 1364년 나옹화상이 크게 중창하고 청룡사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청룡사라는 이름은 나옹화상이 불도를 일으킬 절터를 찾아다니다가 이곳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청룡을 보았다고 하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절 안에는 대웅전, 관음전, 관음 청향각, 명부전 등이 있고 대웅전 앞에는 명본 국사가 세웠다는 삼층 석탑 등이 보존되어 있다. 대웅전은 다포계의 팔작집으로 고려 말 공민왕 때에 크게 중창하여 고려 시대 건축의 원형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 한다. 법당 안에는 1674년에 만든 5톤 청동 종이 있고 큰 괘불이 있어 대웅전 앞에 괘불을 걸 돌지주(기둥)까지 마련해 놓았다고 하며, 이 지주는 구불구불한 아름드리나무를 껍질만 벗긴 채 본래의 나뭇결 그대로 살려 기둥으로 세웠다고 한다.
청룡사를 둘러본 후 입구의 둘레길 종점 스탬프를 찍고 점심식사를 위해 주변 식당을 물색하기 위해 현지인으로 보이는 분에게 주변 맛집을 문의하니 친절하게 식당 근처까지 안내를 한다. 그분은 42코스의 종점인 서운면사무소 부근에 사시는 현지인으로 42코스를 역방향으로 걷고 귀가를 위해 버스정류소로 향하였다. 식당에 들러 주문을 하는데 때마침 안내를 해주던 그 분이 식당으로 들어와 동석을 권하며 2인분 이상 가능한 두부전골로 함께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며 친절의 대가로 식사비를 내가 부담하겠다고 하였다.
나보다 4살 연하인 그 분은 대학시절 등산을 좋아하여 설악산에서 암벽등반하며 지냈다고 한다. 식사 분위기를 즐기려는 그 분은 막걸리 2병을 시켜 각 1병씩 반주로 들자고 한다. 식사 후 42코스를 출발하여야 하기 때문에 음주를 자제하여야 하기 때문에 막걸리 1잔만 마시겠다는 나에게 계속 권하여 결국 1병을 마시게 되었다. 그 분은 계속 추가 주문으로 막걸리 4병 중 3병을 마시며 이야기를 계속하고자 하였다. 지체되는 식사시간으로 다음 코스의 출발을 위해 먼저 자리를 뜨겠다는 인사를 드리고 먼저 나와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흥겨운 기분으로 42코스를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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