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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을 맞이하며~

by 신원붕 2023. 9. 11.

○ 칠순을 맞이하며~

고희(古稀)는 칠순을 이르는 말이다. 당나라 두보의 시 곡강(曲江)출전(出典)에 나오는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의 줄임말로 그 의미는 '삶에 있어 칠십도 드문 일이다.'라는 뜻이다.
같은 나이를 일컫는 다른 말로 종심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공자가 일흔을 종심소욕불유구라고 일컬은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 모두가 곤궁한 시기에 시골 마을의 환갑을 맞이한 백발의 노인 어른(?)들과  드물게 칠순을 맞이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그리며 남의 일처럼 느꼈던 칠순이란 용어를 나 자신도 맞이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사회는 일반적으로 고희를 시점으로 실질적인 노년기의 시작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6년으로, OECD 국가 평균 80.3년보다 높아 상위권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늘어난 평균수명으로 누구나 칠순을 맞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칠순 이전에 사망하면 요절로 여기기도 한다.

정부는 금년부터 만 나이를 적용하기로 정하였지만 전통적으로 칠순에 이은 만 70세 생일은 망팔(望八)이라고 불린다.

소위 칠순이 되면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축적된 지혜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현대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직업적인 특성으로 인하여 편협한 경험은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성의 지혜를 충족하기 어려운 한계를 느끼게 된다.

따라서 칠순을 맞이하여 젊은 시절 생계를 위한 제한적 지식의 틀에서 벗어난 다양한 경험과 지혜 그리고 즐거움을 얻기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시도해봄직도 하다.

흔히 우리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요소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요건을 말하곤 한다.
일반적으로 칠순의 시기는 젊은 시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에 따른 사회적, 정신적 안정은 취할 수 있으나 노화로 인한 신체적 문제로 인하여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제약을 받게 된다.

칠순을 맞이한 종합검진의 각 종 건강지표는 정상의 경계 수치를 오르내리는 신체적 기능의 경고음을 듣게 되며 마음 또한 의기소침해진다.
뿐만 아니라 둔화된 상황 판단능력과 행동능력으로 인하여 새로운 삶의 방식을 위한 도전도 주저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하고 후회하는 게,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처럼 좀 더 즐겁고 행복한 여생을 위해 새로운 방식의 삶을 시도해 봄이 좋을 듯하다.

특히 인간의 생로병사의 섭리에 따라 자연으로의 회귀를 고려해 볼 때 자연 생태계에 관한 관심을 갖고 그동안 세태에 찌든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 보는 삶의 방식도 고려해 볼만 한 것으로 생각된다.

 

2023년 8월 12일 롯데호텔 38층 무궁화식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