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나들길 5코스 : 고비 고개 길
어제 내린 비로 예고된 미세먼지보다 청명하게 느껴지는 오늘 아침, 둘레길을 걷기 위해 강화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강화나들길 5코스는 강화 버스터미널에서 외포리 해양경찰서까지 강화도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횡단하는 둘레길이다.
앱의 안내를 따라 시가지를 거쳐 숙종 37년(1711년)에 세워졌다는 남문을 지난다.
이어지는 길은 수로변길 따라 고려산 자락 아래 위치한 국화저수지로 향한다.
잘 정비된 저수지 변의 산책로를 반 바퀴쯤 걸어 국화리 농촌체험마을을 지나 고려산 능선의 숲길로 들어선다.
몇 년 전 고려산 너머의 진달래축제 때 올랐던 산 정상의 군시설물이 눈에 띄어 걷는 감회가 새롭게 느껴진다.
어제의 비로 촉촉해진 낙엽이 깔린 한적한 오솔길을 한동안 걷게 된다.
국화리 테마숲길 따라 홍릉의 제실을 지나며 고천리 마을로 들어선다. 마을길 따라 걷다 보니 고천리 고인돌군 표지판도 보인다.
마을길 도로변의 당나귀 한 마리가 가까이 다가서는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여물만 먹고 있다.
한적한 산 아래에 캠핑카들도 눈에 띄며, 하얀 종탑 건물과 함께 자리한 개신교 수도원도 고려산 능선과 어울리는 모습이다.
계속되는 길은 오상리 고인돌군을 만나게 된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으로 알려져 있으며, 경제력이나 정치력이 있는 지배층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크고 작은 고인돌들이 모여 있고 그 중에서 가장 커다랗고 넓적한 고인돌은 보는 이로 하여금 위엄을 느끼게 한다.
한적한 고인돌 주차장의 벤치에서 읍내를 지나는 길에 유명 꽈배기 본점에서 구입한 도넛과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갖고 길을 나섰다.
다시 숲길을 걷다 보면 좌측으로 널따란 내가저수지를 바라보며 오솔길을 걸어 마을길로 들어선다.
내가(고려) 저수지는 30여 년 전에 우리 형제들과 낚시를 왔던 곳으로 당시 토사의 둑과 농가 몇 채만 보였던 곳이다. 잘 정비된 제방과 주변의 수많은 현대식 가옥들이 전혀 다른 느낌을 주어 당시의 낚시하였던 곳을 되짚어 보려 해도 감이 잡히지 않아 당혹스러움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려 보기도 하였다.
옛 기억의 아쉬움을 뒤로 한체 저수지 주위를 돌아 덕산여가캠핑장의 산림욕장으로 들어섰다.
계곡 사이로 멀리 내려다 보이는 내가저수지를 뒤로하고 잘 정비된 산철쭉길의 숲길을 넘으면 외포리의 앞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경관이 좋은 계곡 양변으로 높은 산자락까지 파헤치며 성곽 처럼 주택 터로 만들어진 축대와 둘레길의 오솔길을 넓히며 수목을 제거하고 있는 중장비의 소리가 메아리와 함께 들려온다.
이러한 인간의 욕망에 따른 자연환경의 파괴가 어떤 재해를 가져올 지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게 하는 현장이다.
중장비에 의해 훼손된 둘레길을 더듬어 다시 이어지는 오솔길로 들어 서며 외포리 앞바다를 내려다보는 곶창굿당집으로 이어진다.
강화 덕산 줄기인 성산에 끝자락에 위치한 곶창굿당집은 풍농 풍어와 함께 마을의 태평과 번영을 기원하는 도당굿의 형태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굿당을 뒤로하고 내려 오며 어촌 마을의 옛 모습의 마을길 따라 내려와 수협공판장에서 좋아하는 젓갈을 구입한 후 해양경찰서 모퉁이에 위치한 종점 스탬프를 찍고서 귀갓길 차량에 올랐다.
5코스의 거리는 21.12Km에 29,616보가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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