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4일 인천연안부두 여객선터미널
섬여행(덕적도)~!
잠잠해지던 코로나 19가 다시 기승을 부려 일상이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중동창 친구로부터 섬여행을 가보자는 카톡 문자가 왔다.
'한국의 갈라파고스'라는 굴업도로 떠나자는 제안에 지체 없이 참여의 답장을 보냈다.
이번 여행에 동행할 멤버들은 중동창 5명과 작년 5월 크루즈 여행을 함께 하였던 일행 부부들 포함하여 모두 11명이 동참하게 되었다.
여행 일정은 6월 24, 25일의 1박 2일 여정으로 2주 전에 굴업도행 여객선과 민박집을 예약하였다.
출발 당일부터 3일간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 소식에 불안감이 들어 여행 일정을 다음 달로 연기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그러나 각 자의 일정 재조정이 쉽지 않아 당일 오전 8시까지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 집결하기로 하였다.
당일 먼바다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덕적도에서 굴업도까지 가는 여객선이 운항되지 못한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우리 일행은 경유지인 덕적도에서 1박 2일의 여정를 갖기로 하고 8:30시 쾌속선을 타고 1시간 후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덕적도 선착장에 도착한 일행은 강한 비바람 속에 젖은 몸으로 민박집에서 마련한 승합차 2대에 나누어 올랐다.
차창의 와이퍼가 쏟아지는 빗줄기를 제거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과연 이런 날씨 상황에서 여정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발 전 민박집주인과의 통화에서 "이런 날씨에는 집 밖에 나갈 수 없으니 다음 기회에 오세요!"라는 충고가 귓가에 맴돌았다.
'어차피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비와 함께하는 마음으로 운전 중인 기사분께 숙소로 가기 전에 드라이브하며 좋은 곳에 들렀다 가자는 제안에 기꺼이 응해 주었다.
핸들의 방향을 돌려 2년 전에 개통되었다는 덕적소야대교 위를 달려 소야도 때뿌루해수욕장에 도착하였다.
여전히 강한 비바람 속에 각자 우산을 챙겨서 멋진 해변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고자 해변으로 향하며 모두가 비바람을 즐겼다.
소야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 소야리에 속한 섬 면적 3.04㎢, 해안선 길이 14.4㎞
신라 660년(태종 무열왕 7)에 나당연합군 편성을 위해 당나라 소씨노인(蘇爺) 소정방이 대군을 이끌고 정박했다 하여 소야도라 했다고 한다.
계속되는 빗속에 승합차에 올라 숙소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3개의 방에 입실하였다.
덕적도는 원래의 우리말 지명은 ‘큰물섬’이라 전한다. 이것은 ‘깊고 큰 바다에 위치한 섬’이라는 의미로 한자화되면서 덕물도(德勿島)가 되었고, 다시 덕적도(德積島)로 변화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지역민들은 이곳을 ‘큰물이’ 혹은 ‘덕물도’라고 부른다고 한다.
덕적도의 면적은 22.97㎢이고, 해안선 길이는 37.6㎞정도라고 한다.
숙소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승합차를 대여하여 섬 전체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북리등대와 방파제를 마주하는 숙소에서 출발하여 능동자갈마당으로 향했다.
이곳은 크고 작은 매끄러운 자갈로 이루어진 해변으로 주변의 낙타 모양의 기암괴석과 잘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하였다.
서해안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이곳의 낙조는 우중의 날씨로 느낄 수 없어 아쉬움을 더하였다.
다음 코스는 덕적도를 대표하는 서포리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약 30년 전 여름 휴가지로 우리 가족이 이곳에서 1주간 머문 곳이라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보려 해도 해변은 그대로인데 주변의 환경을 생소한 모습으로 느껴졌다.
당시 듬성듬성하던 해송들은 아름드리가 되어 빼곡한 모습이고 주변의 소나무들도 거목들로 변해 웰빙산책로를 형성하고 있었다.
서포리해수욕장은 길이가 1.5㎞나 되고 백사장의 면적도 넓으며, 울창한 송림과 해당화, 그리고 해변을 따라 담수가 흐르고 있어 매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우리 일행 모두가 가랑비가 내리는 드넓고 한가로운 해변을 걸으며 운치를 만끽하였다.
섬 주위를 한 바퀴 드라이브를 마친 차량은 한가한 어촌길로 들어서며 해변으로 난 좁은 콘크리트 길로 들어서 진행하니 막다른 길에 도달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 목섬 근처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차량에서 내린 일행은 나지막한 둑 넘어가 궁금해 올라서니 또 하나의 비경이 눈 앞에 나타났다. 이곳은 외지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굴들이 붙어있는 돌들과 바닷물 사이에 형성된 모래사장의 특이함이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멋진 해변에서의 진풍경을 즐긴 우리 일행은 민박집으로 돌아가 1층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 배정된 방에서 샤워 후 1층의 큰 방으로 집결하였다.
동행한 친구 중 음악에 조예가 깊은 병곤 친구가 준비해 온 앰프와 노래방 기기를 설치하여 모두가 즐겁고 흥겨운 시간으로 우중의 여정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이튿날 25일 어제에 비해 비가 잦아져 흐린 날씨 지만 굴업도행 여객선의 뱃길이 열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 일행들은 덕적도 여행을 마쳤으니 돌아가겠다는 의견과 이왕지사 굴업도여행으로 이어 가자는 의견으로 나누어졌다. 결국 3명의 친구들은 귀가하기로 하고 나는 부부팀에 합류하여 8명이 굴업도 여행을 이어가기로 하였다.
귀가 팀은 15:30시 인천행 여객선 티켓을 마련하였고, 굴업도행 11:20시 여객선이 짙은 해무로 인해 40여 분 연착되어 12시에 출항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