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둘레길 54코스 : 시흥연꽃테마파크 ~ 부천 소사역
소래산 넘고 하우고개 건너서
시흥연꽃테마파크는 비 오는 여름밤이면 여기저기 불빛이 번쩍인다. 활짝 핀 연꽃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까닭이다. 보통천 물길을 따라 호조벌을 걷는다. 호조벌은 백성을 구휼하기 위해 간척한 농경지다. 물길로 이어지던 걸음은 신현동으로 접어들면 숲길로 바뀐다. 잠깐 신천동 도심구간을 걷고 소래산으로 들어선다. 소산서원을 만나고 산길을 올라 바위에 새긴 보살님을 뵙는다. 하우고개 허공에 걸린 출렁다리를 건너 숲길을 나가면 소사역이다. (출처 : 경기둘레길)
현충일의 이른 아침, 사당역 4번 출구 정류장에서 3301번 버스에 올라 출발하였다. 시원스럽게 뚫린 고속도로를 달려, 약 25분 후 2번째 정류장인 시흥 관곡 마을에서 내렸다. 약 800m 거리의 54코스 출발지까지 아파트 옆길을 지나 농로 길을 걷는다. 감자꽃과 누릿한 향기의 밤꽃 그리고 야생화가 피어 있는 농로를 지나 보통천 다리를 건너면 출발지이다.
드넓은 호조벌의 논길을 걷기 시작한다. 호조벌은 백성을 구휼하기 위해 간척한 농경지라 한다.
논두렁의 토끼풀과 논바닥에서 먹이를 찾는 백로가 눈 요깃거리로 무료함을 달래준다.
금계국이 피어 있는 농수로의 제방길 따라 걷는 길은 시흥 은계지구 아파트 단지 외곽 도로를 걷는다.
외곽 길은 '뱀조심' 팻말이 붙어 있는 오난산 전망공원의 숲길로 들어선다. 시원한 숲길의 능선을 넘으니 잘 조성된 철쭉나무와 팔각정 그리고 멋진 은계호수공원이 눈 아래 펼쳐진다. 경사진 내리막의 철쭉길을 따라 은계호수공원으로 이어진다. 호수의 데크길을 걸으며 사방을 둘러본 후 밤비천 물길공원을 지나 다시 아파트 단지를 걷는다.
서해선 시흥 대야역을 지나 좌측의 소래산(299.6m)을 바라보며 차도길을 걷는다.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교각 아래를 지나 봉매산의 우거진 숲길 늠내길로 진입한다.
늠내길 숲길의 중턱을 지나면 매끄럽게 다져진 흙길을 걷는다. 흙길은 휴일을 맞이한 등산객들이 맨발로 걷고 있다. 부드러운 흙길 능선은 매봉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삼삼오오 무리 지어 맨발로 걷는 노년의 산책객들에게 노익장의 찬사를 보냈다. 그들은 신발을 아끼느라고 맨발로 걷는다며 유쾌한 농담으로 화답한다. 계속되는 숲길은 매봉산 정상을 지나 시흥 대야동에서 부천시 심곡동을 잇는 하우고개 터널 위를 지나 성주산 능선 길로 이어진다.
성주산 숲길은 성주정의 팔각정을 지나 둘레길 쉼터를 거쳐 성주산둥지유아숲체험원으로 향한다. 산림욕장과 같은 숲길은 서울신학대학교 교육용 부지에 조성된 대학 어린이집 숲 놀이터를 지나 서울신학대학교 성봉기념관의 교정으로 들어간다. 내리막의 교정 길은 정문을 통과하고 세종병원을 지나 종점인 소사역에 도착한다.
종점 스탬프를 찍고 점심 식사를 할 역 주변의 식당을 물색 중 지나가는 여대생에게 근처 맛집을 문의하였다. 그녀는 근처의 한정식 백반집을 추천하며 가성비가 좋은 집이라 한다. 추천받은 식당에 들러 소개받아 왔노라며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이며 주문하였다. 정갈하고 짜지 않은 밑반찬과 김치찌개의 백반이 7,000원이란다. 믿기지 않을 가성비 좋은 식사를 마치고 기분 좋게 귀가하였다.
오늘도 30도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에 시원한 그늘의 숲길을 걷는 둘레길의 매력에 홀린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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