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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제주 올레길

올레 17코스 : 광령~제주원도심 올레

by 신원붕 2021. 4. 25.

 

 

○ 올레 17코스 : 광령~제주원도심 올레 

광령1리 사무소 앞 주차장에서 가벼운 스트레칭 후 출발하였다. 

시가지 길 따라 내려가다 무수천의 광령교를 건너 무수천 숲길로 접어든다. 무성한 수목으로 드리워진 깊숙한 무수천을 따라 걷노라면 흐르는 물에 의해 깊게 파인 암반의 형태가 유구한 세상사를 덧없게 느끼게 한다. 

복잡한 인간사의 근심을 없애준다는 '무수천', 한라산 장구목 서복계곡에서 시작되는 물줄기는 25킬로미터를 흘러 외도동 앞바다까지 이어진다. 수량이 풍부해 제주시의 주요 수원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산책로를 걷는 중 외도 축구장 2곳에서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한 곳은 제주 여성 축구단의 경기였고, 또 다른 곳은 고교 축구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코로나 때문인지 입장하지 못하고 경기장 밖에서 응원하는 관람자들의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외도월대에 이르자 수령이 오래된 거목들과 광령천이 어울려 멋진 풍광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예부터 밝은 달이 뜰 때 물 위에 비치는 달빛이 아름다워 달그림자를 구경하던 곳이라 한다. 수백 년 된 팽나무와 소나무가 휘늘어져 있어 운치를 더한다.
맑은 물 속에는 은어가 많아 은어 낚시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외도월대에서 간식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풍광을 즐긴 후 다시 내도를 향하는 다리를 건넌다.
다리 위에서 광령천의 잔잔한 민물과 거친 파도의 바닷물이 만나는 모습이 궁금하여 눈길과 발길이 멈추어진다. 

내도 해안도로를 따라 세찬 바람이 만들어 내는 물보라를 보며 이호테우 해수욕장을 지나게 된다.
해수욕장에는 파도타기를 즐기는 많은 동호인들과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이들에게는 세찬 바람과 거친 파도가 오히려 고맙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해수욕장을 지나 도두봉을 향한 발걸음은 계속되었다. 아담하고 조용한 도두항의 생선모양의 다리를 건너 도두봉(도돌오름) 정산에 올랐다.
높지 않은 도두봉이지만 시야가 트인 전망은 일품이었다. 바로 앞의 제주공항의 수시로 이착륙하는 항공기들과 드넓은 바다의 수평선 그리고 한라산의 전경까지 더하여 눈을 호강시켜준다.
정상에서의 휴식도 잠시 다시 하산하여 용두암을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도두동 무지개해안도로는 제주시내와 공항이 가까이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고 전망이 좋은 곳이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도로 주변에는 많은 카페들이 자리 잡고 있고 많은 청춘들이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맞바람을 버티며 걷는 사이 어느덧 국민관광지 용두암에 도착하였다. 
용암이 위로 뿜어 올라 만들어진 용두암은 용왕의 심부름꾼이 한라산에 불로장생의 약초를 캐러왔다가 산신이 쏜 화살에 맞아 몸은 바다에 잠기고, 머리만 물 위에서 바위로 굳어버렸다는 등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이후 구 시가지의 골목길을 걸으며 오래된 맛집과 옛 모습을 지닌 여관 등을 지나 조선시대 제주의 최고 행정관청, 제주 목관아와 활쏘기 시합이나 과거시험, 진상용 말 점검 등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졌던 관덕정 앞 대로를 건너 종착지인 올레센터에 도착하였다. 

근처의 동문시장을 구경하며 다양한 생선회와 함께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귀환하였다. 

오늘의 17코스는 20.4Km에 28,708보, 293분이 기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