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36코스 : 도리마을회관 ~ 현수1리 버스정류장

 

○ 경기둘레길 36코스 : 도리마을회관 ~ 현수1리 버스정류장 

도리마을회관 앞에서 강변을 향하여 걷는다. 홍일선 시인이 살고 있는 ‘바보숲 명상농원’을 지나면 강변이다. 정비된 강변길을 따르다가 중군이봉 숲으로 들어선다. 중군이봉 산길은 구불구불 1km 정도 이어지고 산길이 끝나면 청미천 하구다. 이 주변이 연한 보라색 꽃이 피는 단양쑥부쟁이가 사는 곳이다. 이곳은 남한강에 섬강과 청미천이 몸을 부리는 세물머리다. 세 물길 중 하나 청미천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십 리 가까이 청미천을 따라가면 현수1리다. (출처 : 경기둘레길) 

찬바람과 함께 한 야외 혼밥을 마치고 나선 36코스 둘레길은 마을길을 벗어나 남한강의 둑방길로 들어선다.
둑방길에서 역방향의 둘레길을 걷는 또 한 분의 신사를 만났다. 그분 역시 걷기 모임의 카페지기로 걷기를 즐기는 회원들과 매주 함께 한다고 한다. 서로 격려의 인사를 나누고 걷던 길을 이어간다. 

세물머리 백조길은 좌측 남한강과 도리섬 우측 농원 사이로 난 둑방길이다. 농원 끝의 휴식터에는 삼삼오오의 남녀들이 장작불과 먹거리를 즐기며 흥겹게 노니는 분위기가 걷는 발길을 경쾌하게 한다. 

둑방길의 끝 지점에서 오르막의 숲길로 진입한다. 잠시 오른 숲길은 이정표와 함께 좌측의 청미천 건너 삼합리가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인다. 

삼합리는 여주군 점량면 지역이었다고 한다. 1914년 닭기머리, 중간말, 아랫말을 합해 삼합리라 하고 점동면에 편입했다고 한다. 삼합리라는 이름은 남한강, 섬강, 청미천이 합수하는 곳이어서 그렇게 이름 지었다고도 하며, 강원도 원주시, 충북 충주시, 경기도 여주시의 3도가 모이는 곳이어서 명명되었다고도 한다. 

숲길은 마고(신선)바위 위를 걷는다.
마고(신선)바위는 하늘에서 신선들이 내려와 바둑을 두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바위 위 작은 웅덩이에 고인 물은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데 도롱뇽이 해마다 알을 낳을 만큼 맑다. 이 웅덩이는 천지를 창조한 여신 마고할미의 오줌통으로 쓰던 곳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천지 창조는 원래 여신의 몫이었으나 후대로 오면서 남신에게 자리를 내주고 마고할미는 마귀할멈으로 격하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마고할미 이야기는 신화에 해당한다. 

우거진 숲길은 낙엽이 수북히 쌓인 오솔길로 오던 길에 만났던 두 분의 발길 흔적을 간신히 느낄 수 있는 한적한 길이다. 한동안 걷던 오솔길은 중근이봉(223.4m) 아래 계곡을 따라 장안4리 마을로 들어서며 수량이 풍부하고 유유히 흐르는 청미천의 둑방길과 함께 걷는다. 

청미천은 남한강 지류 중 하나로 길이는 64km 정도라 한다.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사암리 문수봉 동쪽 계곡에서 발원하고, 경기도 용인시, 안성시, 이천시를 거쳐 여주시 점동면 삼합리에서 남한강으로 들어간다. 청미천 유역은 너른 평야가 잘 발달하여서 질 좋은 쌀이 많이 생산된다고 한다. 청미천 하구에는 삼각주 도리섬이 있다. 

삼합교를 지나 장안 3리 마을을 거쳐 성주로의 현사교를 건너 우측의 제방길을 걸으며 현수 1리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제방길의 좌측은 드넓은 농지가 위치하고 우측의 청미천 변의 갈대 군락들이 장관을 이룬다. 

한적한 제방길을 걷는 중 맞은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는 분이 있어 잠시 주변의 대중교통 여건을 물어보기 위해 말을 건넸다. 오지의 둘레길  특성상 배차 시간이 몇 시간 간격으로 드물게 다니는 관계로 접근성의 애로점이 있다. 

역시 젊고 세련된 미모의 상냥한 여성은 현수리 소재 학교의 교사라고 한다. 친절한 안내에 고마움을 전하고 걷던 길을 계속 걷는다.
어느새 자전거를 타고 지났던 그 교사는 다시 돌아와 10여분 후 현수 1리 마을 정류장에 여주역행 버스가 도착한다는 소식을 전해준다. 이번 버스를 놓치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는데 친절한 여교사는 서행을 하며 말동무가 되어주며 종착지인 버스정류장까지 동행하여 감사의 작별인사를 하였다. 

바로 도착한 귀가 버스에 올라 오늘의 동선을 확인하니 29.17Km에 36,282보가 기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