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둘레길 35코스 : 한강문화관 ~ 도리마을회관
한강문화관에서 새로운 길을 연다. 걸음은 여강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는다. 마을 길을 돌아 강변으로 나오면, 이제는 쓰임이 다한 부라우나루터다. 강 건너 강천면을 잇고 남한강을 오가던 배들이 쉬어가던 곳이다. 부라우나루터를 지나면 포근한 숲길이 한참 이어진다. 들판이 있고, 물이 흐르고, 물가에는 나지막한 산이 있고, 사람살이에 완벽한 조건이다. 그것을 증명하는 곳이 흔암리 선사유적이다. 아홉 번 굽이치는 ‘아홉사리과거길’은 조선 선비들이 꿈을 꾸며 걷던 길이다. (출처 : 경기둘레길)
어제는 비가 내렸고 내일부터 추워진다는 일기예보가 전해진다.
그리고 내일은 동내 성형외과에서 등에 생긴 지방종제거 시술이 예약되어 있다.
또한 연말을 맞이한 각종 모임이 계획되어 있다.
이러한 사유로 오늘이 아니면 둘레길 걷기가 한동안 미루어져 내년에나 걷게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리하여 이른 새벽(5:30시)에 출발하여 여주역에서 택시를 이용하니 일출시각(7:20시) 즈음에 35코스 출발지 강천보가 있는 한강문화관에 도착하였다.
남한강을 가로지르는 황포돛배와 백로를 형상화한 강천보는 총 연장 440m로 이중 350m가 필요에 따라 수문을 여닫을 수 있는 가동보라 한다. 보 주변에는 문화관, 잔디광장 강변산책로, 생태공원이 있다.
여명의 남한강 강천보의 둑방길을 걷기 시작하니 영하의 세찬 강바람에 손과 귀가 시려 귀마개와 장갑을 착용하고 걷는다.
좌측 전방에서 떠오르는 일출의 햇살이 강물의 잔잔한 수면에 반사되며 눈부시어 시야를 방해한다.
35코스 둘레길은 물길과 숲길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경기둘레길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강변의 산책길은 잠시 단현1리의 마을길을 돌아 다시 강변의 우거진 숲길로 들어서며 강변의 부라우나루터 팻말이 있는 곳을 지난다.
부라우나루터는 여주읍과 강 건너 강천면 가야리를 잇던 나루였다. 나루터 부근 바위들이 붉은색이어서 붉은 바위, 붉바우로 부르다가 부라우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주로 강천면 사람들이 여주장을 가기 위해 이용하던 나루였고 이웃하고 있는 우만리나루도 마찬가지다. 70년대 중반까지는 명맥을 유지했으나 세월과 함께 이야기로만 남았다고 한다.
나루터를 지나 다시 걷는 한산한 숲길에서 나무 뒤에서 기웃거리는 청설모를 만나니 반갑다. 청설모는 이내 나를 피해 나무 꼭대기로 오른다.
숲길은 다시 강변길로 들오서며 남한강교를 향하는 길에 40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있는 우만리나루터를 지난다.
남한강교를 가로질러 다시 숲길을 걷다가 흔암리 마을길 변의 선사유적지를 만난다.
흔암리 선사유적지는 남한강변 구릉에서 발견되었다. 청동기시대 전기 농경취락지로 수백 년 동안 존속한 것으로 여긴다. 모두 14기 집터가 확인되었는데, 더 많은 집터가 있을 것으로 본다. 쌀·보리·수수·조 등 여러 가지 곡식도 같이 발견되었다. 특히 쌀이 발견된 것은 청동기시대 전기에 한강유역에서 쌀이 재배되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한다.
선사유적지를 둘러 본 후 가파른 숲길을 오르며 소무산(249.2m)의 정상을 향하는 능선길 따라 오르내리며 우거진 숲길을 한동안 걷는다.
소무산 정상을 거쳐 소나무와 참나무류의 낙엽이 깔린 능선길을 오르내리다 하산길은 도리마을회관의 종착지에 도착한다.
종점스탬프를 찍고서 12시가 되어 점심식사를 할 식당을 지나는 마을 주민께 문의하니 시골마을이라 근처에는 식당이 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준비한 온수의 컵라면과 김밥을 문이 잠긴 마을회관 앞 그루터기 나무 아래 벤치에서 세찬 찬바람을 맞으며 혼밥의 요기를 하는 중 36코스를 역방향으로 걸어온 분이 다가온다.
그분 역시 경기둘레길 완주를 몇 코스를 남기고 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그분과 격려와 작별인사를 하고 이어 36코스의 둘레길을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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