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제주 올레길

올레 16코스 : 고내~광령 올레

신원붕 2021. 4. 23. 22:21

 

○ 올레 16코스 : 고내~광령 올레 

오늘도 16코스를 역 보행하기로 하였다.
다른 캠프와의 혼선도 방지하며 코스의 내륙 구간도 바다를 등진 오르막보다는 바다를 보면서 내리막 길을 걷는 편이 좋을 듯하다는 길동무의 제안이 일리가 있어 보인다. 

산이 아름답고 물이 맑다하여 '광'이요, 주민이 밝고 선량하다 하여 '령'이라 하는 광령에서 출발하였다. 

중산간의 마을을 벗어나며 푸른 보리밭이 하늘거리고 노란 귤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귤밭을 지나면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을 걷게 된다. 

곧이어 제주 항파두리 항몽유적지를 만나게 된다. 273년(고려 원종 14년) 김통정 장군과 삼별초 대원들이 여몽연합군과 마자막까지 싸운 곳이라 한다. 당시에 쌓았던 토성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으며 돌쩌귀, 기와, 자기, 연못터 등 많은 유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유적지를 지나 수산봉을 향해 걷노라면 가는 길 우측의 산 아래 수산리 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 저수지는 인공 저수지로서 1960년에 식량 생산을 목적으로 속칭 답단이내를 막아 조성했다고 한다.
저수지 주변의 오래된 곰솔 한 그루가 저수지의 전경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높이 10m, 둘레 4m의 거목으로 초대 수관폭은 26m에 달한다고 한다. 400여 년 전 수산리 설촌 당시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눈이 내려 수관 윗 부분에 덮히면 마치 백곰이 저수지 물을 마시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곰솔이라 불렀다고 한다. 

저수지와 함께하는 수산봉을 오르게 된다.
물메오름이라 부르는 수산봉은 높이 122m의 높지 않은 오름으로 아름답고 어질다고 해서 영봉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수산봉을 내려오면 큰길 건너 구엄 어촌마을로 진입하게 된다.
구엄 해안길에 들어서면 특이한 형태의 구엄 돌염전(소금빌레)이 눈에 띈다.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들었던 구엄 바닷가의 넓은 빌레(평평하고 넓은 바위), 구엄리의 소금빌레 넓이가 1,500여 평에 달한다고 한다. 구엄 돌염전에서 생산된 돌소금은 넓적하고 굵을 뿐만 아니라, 맛과 색깔이 뛰어나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돌염전과 함께하는 기묘한 형태의 용암에 세찬 바닷바람이 불어닥치며 몰고온 파도의 물보라가 해안 위로 솟구치는 전경은 일품이다.
이렇게 세찬 바람을 등지고 절벽 위의 해안도로를 걷노라면 중엄리 해안에 솟는 용수천 새물을 만난다.
겨울철에는 넘나드는 파도 속에서 물을 긷는 것이 매우 힘들어 1930년에 지금의 방파제를 쌓았다고 한다. 오늘의 거센 파도가 방파제를 넘을 기세로 몰아치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해안길을 따라 풍광을 즐기는 사이 목적지인 고내리 포구에 도달하였다. 

오늘의 16코스는 17.7Km에 25,081보, 242분이 기록되었다.